[음반평]안치환 6집

1999-08-05(목)

안치환은 고민하고 있나 보다..

나에게 고민하고 있는 그가 느껴진다.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내 부르는 노래와 색깔이 곧 지금의 나라면 어느 색깔에 얼마만큼의 무게를 실어야 하는가?”

하고 반문하고 있다.

상업성과 진보성의 적절한 조화라는 짐이 그를 구속하고 있나보다.

지친듯한 그의 목소리가 예전엔 진한 허무를 느끼게 했는데..

그만한 힘이 느껴지지를 않는다.

그로부터 희망과 힘을 느끼고 싶었는데.. 내 바램으로 그를 가두는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그의 앨범을 들어보면 노래들이 확연히 구분된다.

잔잔한 사랑노래와 빠른 비트의 락스타일, 현실풍자적인 포크 등이다..

예전에는 락스타일의 곡이 좀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면 이번엔 포크적인 분위기가 더 있는듯하다..

전체적으로 힘을 좀 뺀듯한 느낌이다.

이런게 더욱 사람들에게는 편안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여전히 그는 시에다 곡을 부친다..

그에 영원한 시의 원천은 김남주이다.

예외 없이 이번에도 그는 김남주의 시에다 곡을 썼다. 일종의 의무감처럼..

내가 보기엔 그를 진보성과 이어주는 끈이리라..

하지만 이번엔 김남주시의 그 숨막힘(난 김남주시를 읽을땐 숨막힘을 느낀다.)을 멜로디에 그리 잘 표현하진 못한것 같다. 5집에서의 “38선은 38선에만 있는것이 아니다”라는 노래를 기억하는가

내가 이번 음반에서 가장 기억나는 노래는 “살고지고.. 살고지고..”라는 노래다.. 빠른비트의 락스타일 하지만 전자음보다는 어코스틱(앗! 영어가 안된다.)한 음과 브라스 밴드의 힘이 상큼하게 느껴진다.

‘너와내가 태어난 이땅 산천초목에서 자유로운 새처럼 거침없는 바람처럼.. 살고 지고 싶고..

힘든 고난뒤에도 그댈 믿고 주위의 웃음과 희망으로 그냥 살고지고..

꿈이 나를 배신해도 그 꿈만으로 행복해 살고지고..’

그가 정말로 외치고 싶은 것은 이런것이 아닐까? “그렇게 살고지고..살고지고..” 그에 본질은 현실에 대한 허무이고 결과는 막연한 낙관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제목을 “I still believe ” 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행동하는 자가 “still”이라고 말할리는 없으니까?

그가 지금의 고민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다시금 무한한 에너지로 ‘당당하게’ ‘자유’를 노래했으면 좋겠다.

더이상 허무함에 관조하며 비꼬고 적절한 조화에 억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는 나에게 홀로 기타를 등에다 들쳐메고 羈纜?하모니카를 물며 어둠속에서도 빛을 내는 바로 그 ‘안치환’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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