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2000년 5월 26일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우리네 밑바닥 인생의 끝은?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어 근데 그놈은 내가 싫어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거야..

근데 그 놈이 죽고난 지금 내가 그놈이 하는 짓을 똑같이 하고 있다면 이게 뭐야..

경찰과 깡패, 형과 동생은 이렇게 다가설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돈 없고 빽도 없는 인생들.. 남의 잔치에 쪼그려 앉아 구경만하고 입맛만 다시다가

심통에 깽판도 쳐보지만..

돌아오는건 자기손가락만 잘릴 판이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극한으로 그네들을 몰고 갈 수 밖에 없는건..

그것도 보이지 않는 저 거만한 사회와 권력의 윗대가리들이 아니라..

같이 부대끼고 딩굴던 옆사람이, 아니 친구에 의해서라면..

저 높은곳(킬리만자로)을 쳐다보는게 아니라 한치 앞도 우린 내 딛을 수 없다.

단지 돈없고 희망도 없이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끓여먹으며 바닷가에서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으며 위로하고..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나 하며 막 다른 인생의 동반자들과 달랠뿐이다.

그들은 정겹고, 의리있고, 재밌고, 감동적이지만 결국은 불쌍한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막가는 인생이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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