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산다는건… 지하철 1호선을 보고..

2000-04-17(월)

불이 꺼지고 철망사이의 옅은 조명아래에 우수에 젖은 전자기타소리가 처량하게 들려오며…

저멀리 남산타워밑에 달이 떠있고 시간은 새벽인듯한데..

장소는 서울역..

그곳엔 거지와 청소하는 아줌마 술취해서 잠자고 있는 셀러리맨..부랑아..

온갖 밑바닥 군상들이 모여있다.

지하철1호선은 쪽바리놈들이 만들어 우측통행..

나머지 지하철 2,3,4,5,6…. 호선은 양키놈들이 만들어 좌측통행..

이게 맞나? 거꾸로인가 하옇튼..

락뮤치컬 지하철 1호선은 원작은 독일거라는데.. 많은 부분 김민기가 연출하고 각색하여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고쳐졌단다..

주된 줄기는 한 연변 처녀가 백두산 관광에서 알게된 한국 제비를 찾아..

588에 오게되면서 겪는 갖가지 사건들이다.

서울은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살기 힘든 곳인가?

자기들끼리 서로 속이고 상처입고..

때로는 보듬고.. 철거반원에 맞서 싸우고..

몸은 더럽혀졌어도 마음만은 순수함을 ?고..

그런사람을 등쳐먹고.. 또 후회하고..

나같은 걸레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넌 울면안돼.. 그러기엔 너의 얼굴이 너무 이뻐 하며 울면서 노래부르던 이는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얽히고 ?힌 인생살이 새로운 인연으로 무언가 희망을 주려하고..

불쌍한건 죽은 사람 뿐인가..

2시간 반여에 걸친 한마당은 온갖 풍자와 농담으로 뒤범벅이 된다.

오히려 뚜렷한 메세지를 풍자로 웃겨버리는게 김민기식 연출인가..

나중엔 좀 허탈하고 음악적 사운드가 락이라고 하기에는 좀 딸리지만..

뮤지컬은 그냥 일반가수들의 콘서트나 연극과는 또다른 묘미가 있다..

내 생각엔 훨씬 재밌고 유익하고 보기좋다..

노래부르는 배우들의 얼굴은 그 배역에 매몰되어 한없이 진지하면서도 아름다우니까?

그냥 노래부르면 보여주기 힘든 감정이입이 자연스러우니까..

노래부르면서 울어도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지하철 1호선은 1000회 공연을 돌파했다고 한다.

365일 쉬지 않고 해도 3년이 넘었다는 건데..

어쨌든 그 배우들과 김민기씨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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