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의 납득 못할 상한가 행진과 증권사직원의 고민

LG카드의 납득 못할 상한가 행진과 증권사직원의 고민
감자예정인 LG카드 급등세 어떻게 봐야 하나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박찬홍(pause0)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최대 화두(話頭)는 LG카드(032710)입니다.

객장에서 손님들의 전화를 받거나 객장에 나오시는 손님들은 너나 할거 없이 LG카드에 대해서 문의를 합니다. 최근 LG카드는 1월16일 최저점인 435원을 찍고 반등을 시작해 2월17일 영업일수로 20일만에 1980원으로 급등하였습니다. 자그마치 4.5배의 상승을 보인 것입니다. 당연히 온통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이렇듯 급등한 주식에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LG카드는 2002년 4월 22일 7400만주, 액면가 5000원, 공모가 5만 8000원에 화려하게 거래소 주식시장에 상장되었습니다. 상장일(2002년 4월22일) 시초가는 10만7000원으로 결정이 되고, 천원이 오른 10만8000원을 고점으로 LG카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현재 LG카드 주식은 상장 당시 주식수의 2.1배정도 많은 1억5700만주이고, 2월17일 종가는 상장일 시초가 10만7000원의 2/100 수준인 1980원입니다.

LG카드는 IMF이후 정부의 내수경기진작 및 소비촉진정책에 힘입어 여타 다른 카드중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지만 이후 소비거품이 꺼지면서 불어닥친 연체의 멍에를 견디지 못해 총부채 약 20조원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LG카드 문제는 작년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의 문제였지만 그나마 간신히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도움으로 정상화의 길을 걷는 듯해 보입니다.

LG카드는 주식시장에서는 제2의 하이닉스(000660)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금융기관의 지원금, 유상증자, 출자전환, 감자 등의 재무상황과도 아주 흡사합니다. 이로인해 LG카드는 주식시장에서는 단타꾼들이 좋아하는 엄청난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훌륭한(?) 종목이 된 것입니다.

LG카드는 상장후 2003년 유동성위기가 도래하기 시작해 2003년 4월, 10월 2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90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 유동성을 극복하려 했지만 결국 부도위기에서 산업은행이 인수 후 매각이라는 결말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거친 풍랑을 만나 험난한 항해를 하고 있는 LG카드의 적정가는 얼마로 평가받아야 하는 걸까요? LG카드 상장 후 각 증권사에서 낸 리포트를 보면 상장당시 10만원(현대증권), 1차유상증자 후 2만7000원(현대증권), 2차유상증자 후 1만8000원(현대증권), 유동성문제로 인해 채권단으로 LG카드의 경영이 넘어간 후 1880원(JP모건)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결국 올해 1월 44대1의 감자가 예상된다는 발표이후 43원(삼성증권)까지 적정가는 하향조치 되었습니다. LG카드의 앞으로 진행상황은 2월19일 금액으로는 약1조원, 약 2억주의 주식이 신규상장으로 1차 출자전환이 완료되고 4월 감자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고 이후 추가 출자전환(액면가로 예상됨)으로 정상화의 길을 걷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자 후 적정주가에 대해서 한화증권에서는 적정주가는 3000원으로 평가된다고 밝히고 있는데 여기서 살펴볼 것은 감자 후 주식의 기준가(평가가격)가 어떻게 되느냐 입니다. 감자가 시작이 되면 주식은 거래정지가 되고 주식가격은 기준가가 감자가 시작한 날 직전 종가에 감자 비율만큼 곱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LG카드가 1980원이 종가가 되고 내일 감자로 인한 거래정지가 된다면 감자 후 신규상장이 되면 1980 ×44(44대1의 감자이므로) 8만7000원이 기준가가 됩니다.

8만7000원에서 최고호가(기준가의 200%)와 최저호가(기준가의 50%) 범위 내에서 시초가가 결정이 되고 그 시초가에서 당일의 상하한가가 결정돼 매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한화증권에서 평가한대로 감자 후 적정가가 3000원이라면 감자 후 최저호가로 시초가가 결정이 된다 하더라도 엄청난 가격괴리가 발생을 하게 되고 감자 후 액면가(5천원)으로 2차 출자전환이 되는 금융기관의 주식물량을 생각하게 되면 상식적으로 굉장한 하락압력이 예상 되는 상황입니다.

다시 현재의 상황으로 돌아와서 보면 LG카드는 영업일수로 20일만에 4.5배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의 계산을 통해서 보면 분명히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급등세 입니다. 저점인 435원에서 시작한 상승세는 6번의 연속상한으로 급등한 후 며칠 조정후 다시 5일 동안 현재까지 연속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런 계산을 하지 못하는, 아니 계산을 하고도 납득할 수 없는 상승세에 매료된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상한가에 사자주문을 넣고 상한가 호가를 쌓고 있습니다.

19일이면 현재 1억5천만주 보다도 더 많은 주식이 상장이 됩니다. 출자전환 된 물량인 만큼 보호예수(유가증권 등을 요금을 받고 보관하는 행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만일 그 출자전환 된 물량이 쏟아지기라도 한다면 그것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세력은 급등세에 동참하고자 하는 일반개인투자자일뿐일 것입니다.

설령 쏟아지지 않더라도 앞에서 보여드린 계산과 증권사들의 평가가격에 의한다면 현재의 LG카드의 가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1월27일부터 시작한 상승기간중 어느 증권사에서도 LG카드 가격문제를 언급한 곳이 없습니다. 1월15일 감자후 적정가를 평가한 한화증권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급등세에 대한 평가는 한 곳도 하질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자 전 적정가가 43원이라고 평가한 삼성증권은, 감자 후 적정가가 3천원이라는 한화증권은 왜 함구하고 있을까요?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계산하지 못하는 적정가가 따로 있는 것일까요?

증권회사의 영업직원은 오늘도 납득할 수 없는 상한가 행진에 투자자들의 사자주문을 넣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언제나 희생은 일반 투자자임을 알고 있음에도 사자주문을 넣어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침묵하는 그들도 같이 사자주문을 넣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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