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어떻게 써야 하나요
대기업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상정(가명·32)이라고 합니다. 올해 초 결혼했는데 혼인신고는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자녀는 2년 뒤 가질 계획입니다. 맞벌이 하는 동안 저축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신용카드는 어떻게 쓰는 게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수입 517만원(맞벌이, 세후)
지출 생활비(100만원), 용돈(90만원)
보험 종신(남편 11만원, 아내 6만원)
저축 근로자우대저축(50만원), 적금(150만원), 청약부금(80만원) 청약저축(10만원) 개인연금(10만원) 부채 회사복지기금 대출금(부부 합산 4천만원, 3%)
현금 써 씀씀이 절반 줄여라
카드로 소득공제 ‘덤’ 노려라
강신우 상담 의뢰 내용을 보니 웬만한 재테크 전문가들보다 더 꼼꼼하시네요.(웃음)
심영철 돈은 적게 쓰고 저축은 많이 하고 있어 금방 자리잡겠습니다. 한달에 517만원을 벌어 190만원 정도만 쓰고 300만원 이상 저축하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김상정 지금은 맞벌이지만 5∼7년 뒤에는 혼자 벌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이 모아 두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신용카드 사용 방법을 놓고 아내와 몇차례 말싸움을 벌였습니다.
심 음, 그렇군요. 저는 카드를 쓰지 말자는 입장입니다. 현금만 쓰고 만일을 대비해 체크카드 하나 정도만 갖고 있으면 됩니다. 신용카드는 다 없애자는 것이죠.
강 그건 ‘빈대 잡으려다 초간 삼칸 태우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는 잘만 쓰면 오히려 재테크 측면에서도 이득이 됩니다. 자신이 한달 동안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죠. 게다가 연말에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잖아요. 딱 하나는 꼭 필요합니다. 카드의 주인이 되면 낭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 그러지 않아도 제 아내는 소득공제 때문에 카드를 하나로 몰아 쓰자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말해 그렇게 하면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아 저는 내키지 않습니다만.(웃음) 정말 몰아쓰면 소득공제 효과가 큰 건가요
강 그렇습니다. 연말정산 때 카드 사용금액이 어떻게 소득공제 되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일단 1년 동안 총급여액의 10%를 넘어야 합니다. 그러면 총급여액의 20%를 공제받을 수 있답니다. 각자 카드를 쓰면 총급여액의 10%를 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월급이 많은 사람의 카드로 몰아 쓰면 당연히 공제금액이 커지기 마련이죠.
심 그런 논리라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소득공제가 더 많이 됩니다. 체크카드는 직불카드처럼 연말 소득공제 때 받을 수 있는 혜택 폭이 30%입니다. 신용카드는 이보다 적은 20%밖에 안 되죠. 그리고 내년 연말정산 때부터 체크카드는 25%, 신용카드는 15%로 소득공제 비율이 조정된다고 합니다. 아참, 신용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공제율이 똑같으므로 발급때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답니다.
강 체크카드 소득공제폭이 크기는 하지만 아직 일부 대형 할인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합니다. 그리고 신용카드는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 긴급한 자금은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는 게 이자도 적고 더 낫지 않나요
강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으로도 부족할 때 신용카드로 손쉽게 돈을 빌리고 여건이 되는 대로 갚을 수 있잖아요. 유지비 많이 든다고 자동차를 안 탈 수 없는 세상인 것처럼, 카드도 자동차처럼 거의 필수품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잘만 쓰면 포인트 같은 보너스도 많잖아요.
심 카드사가 주는 포인트는 ‘덤’일 뿐입니다. 덤은 받아 봤자 얼마 되지 않습니다. 백화점에서도 일정 금액 이상 사면 보너스 상품을 주지만, 그만큼 채우려다 보니 더 많이 사게 되잖아요. 마찬가지로 카드도 포인트 받기 위해 필요없이 더 쓰게 만드는 점도 없지 않아요.
강 물론 저도 보너스를 더 받기 위해 카드를 많이 쓰는 것은 반대입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을 쓰면서 보너스 혜택을 받는다면 오히려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아울러 평생 연회비도 없고, 적립율이 높은 카드를 잘 찾아 쓰면 효과가 두 배가 됩니다. 제가 아는 사람 가운데는 카드를 잘 써 이번 여름휴가 여행을 싸게 다녀 온 사람들도 꽤 있어요.
심 쓰는 돈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는 쓰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저는 지난해부터 카드를 없애고 현금을 쓰고 있습니다. 이전에 비해 지출이 거의 절반으로 줄더군요. 카드를 쓸 때는 10, 20만원짜리 물건을 쉽게 샀는데 현금으로 살 때는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씀씀이가 줄어 들었어요.
김 역시 신용카드 문제는 쉽지 않은 것 같네요.(웃음) 그런데 저희 부부는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독립 세대주로 있으면 재테크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미루고 있습니다.
강 요즘 신세대 부부 가운데 혼인신고를 미루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군요. 놀랍습니다. 제가 결혼하고 나서 10년 사이에 사고방식이 많이 바뀐 것 같네요. 어찌됐든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혼인신고를 빨리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심 맞습니다. 독립 세대주의 장점은 아파트 청약을 할 때 우선공급 대상자가 돼 당첨확률을 높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상정씨 부부는 2년 안에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아이의 출생신고 때문에 당연히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럴 계획이라면 청약 매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강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연말정산 때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요. 예컨대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여야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신용카드도 혼인신고가 돼 있으면 한 사람이 가족카드까지 발급받아 함께 쓰면 됩니다. 만일 부부가 아니면 한 사람이 두 개의 카드를 따로 받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김 혼인신고 문제에 대해서는 두 분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시네요.(웃음) 두분 말씀을 듣고 보니 혼인신고를 안 하고 있으면 오히려 손해라는 느낌이 듭니다. 괜히 양가 어른들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빨리 해야겠습니다.
이현숙 <이코노미21> 기자 hslee@economy21.co.kr
■ 상담자 후기
용돈은 현금, 생활비는 카드 하나로
내집 마련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이루기 위해 아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테크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담을 받아 보니 절세 방안에 대해선 기본적인 것조차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득공제 대비 방법을 최대한 활용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낭비하기 쉬운 개인 용돈은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활용해 절제있는 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생활비는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 이름의 카드로 몰아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연말 소득공제 때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으려고 합니다. 아울러 당장 막연히 미루고 있었던 혼인신고부터 해 ‘떳떳한’ 부부가 되겠습니다.
두 전문가한테 비교적 재테크를 건실하게 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재테크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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