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商’ 꿈꾸는 온라인 사장님들

‘巨商’ 꿈꾸는 온라인 사장님들

온라인은 성공신화를 쏘아올릴 수 있는 예비창업자들의 또 하나의 무대다. 현재 경매사이트 ‘옥션’ 등에서는 ‘디지털 거상(巨商)’을 꿈꾸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일정 수수료를 내면 어떤 아이템이든지 팔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은 창업을 했다 쓴맛을 본 사람들의 재도전의 장이 되는가 하면 청년실직자, 여성과 주부, ‘사오정’(45세 퇴직자) 등으로 넘쳐난다. 옥션에서 이미 월 수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디지털 상인들도 있다.

‘베이비 옥션’ 이성각 사장(42)은 오프라인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인터넷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쌍용시멘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을 하고 곧바로 퇴직금과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은 1억4천만원을 투자해 유아수입완구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창업을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하루매출 2만~3만원이 고작이었고 6개월도 안돼 문을 닫아야 했다. 가게를 정리하고 남은 제품을 처리할 길이 없었다. 그때 옥션에 경매물품으로 내놓은 게 재기의 발판이 됐다. 5백만원의 시드머니를 마련한 이사장은 휴대용 유모차를 중국에서 수입, 본격적으로 옥션을 무대로 장사에 나섰다. 지금은 월 2천만원 매출에, 4백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옥션에서 수입명품가게 ‘밀라노 럭셔리’를 운영하는 최낙선 사장(31)은 (주)대우 의류사업팀 경력을 살려 처음에는 명품전문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6개월도 안돼 적자누적으로 재고만 쌓여갔다. 한계 상황에 이른 최사장은 옥션에 3분의 1가격 수준으로 물건을 내놓았다. 시중가 40만원 와이셔츠를 15만원에 파격가로 올리자 월 300여개가 나가는 등 불티나게 팔렸다. 현재 월 5천만원에 1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사장은 조만간 대구 등 2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먼저 이곳에서 정가로 팔고 남은 재고품은 옥션에서 처리하는 식으로 판매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인터넷에서 조리식품 판매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요리짱’의 전옥철 사장(41)은 올 여름 냉면1세트(10인분)를 9,000원에서 내놓아 일대 선풍을 일으킨 주인공. 공장과 직거래로 냉면을 육수 등과 함께 아이스박스에 담아 배달하고 있다. 유통과정을 줄여 냉면전문집의 1~2인분 가격에 10인분을 먹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아이디어였다. 전사장은 1천5백만원의 창업비용으로 현재는 월 5천만원 매출에 1천만원의 순익을 남기고 있다.

맹렬여성들도 옥션을 누비고 있다. 박경미 사장(37)은 꽃꽂이 강사로 5년간 활동한 경험을 살려 가게(박꽃이야기)를 열고 옥션에 ‘곡물팩’을 선보여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쌀 등 곡물 13가지를 혼합한 분말 곡물팩은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개당 9,900원에 팔린다. 플라워 데코레이션을 하면서 투잡스로 하는 셈인데 매출(1천만원)의 40%를 옥션에서 올리고 있다.

‘하나농장’의 김미라 사장(27)은 현재 정보기술(IT) 회사에서 마케팅 일을 하는 직장인이면서 퇴근 이후에는 옥션에서 ‘못난이 미깡’이라는 브랜드로 귤을 파는 투잡스 여사장이다. 제주도에서 친환경농산물로 등록된 귤농장을 하는 부친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매출이 쑥쑥 오르면서 월 1천5백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3㎏ 2상자가 5,000원 등으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차현란 사장(29)은 동갑내기 남편 장익제씨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다 접고 작년 3월부터 옥션에 ‘엠비복’이라는 가게를 차려 임부복을 팔고 있다. 아이를 갖게 되면서 예쁜 임부복을 구하려 했지만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직접 찾아나선 게 계기가 됐다. 차사장은 이때 6단계의 유통과정을 줄여 직거래로 싼 값에 공급받을 수 있는 임부복 회사를 찾았다. 매출이 오르자 옥션에 임부복 상점이 덩달아 열리기도 했지만 그를 추월하지 못하고 있다. 한달 2천만원 매출에 1천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최효찬기자 roma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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